[먹고사는이야기 21회 - 여성 농업인 81.1% “여성 지위, 남성보다 낮다”]

[한국농어촌방송=정지혜 기자]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우리나라의 국가성평등 지수는 71.5포인트입니다. 지난 2012년의 68.7포인트에 비하면 크게 상승한 수치인데요. 이 같은 범사회적인 양성평등 흐름에 농촌만이 역행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지난 16일 농림축산식품부는 ‘2018 여성농업인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여성농업인 실태조사는 지난 2013년부터 5년마다 진행되는데요. 조사결과 국내 여성 농업인 10명 중 8명은 여성농업인의 지위를 남성농업인보다 낮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우리 농촌에서는 아직도 남성이 여성보다 우월하다는 이른바 ‘남존여비’의 전근대적인 남녀차별이 뿌리 깊게 남아있는 것입니다.

전화INT. 이명자 회장 /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여성들의 성평등이 이렇게 까지 낙후돼있구나”를 느끼고 외치기 시작한 게 얼마 안 됐잖아요. 그래서 (농촌에서) 여성들의 (지위가) 더 낮게 인식되고. (지역사회) 들어갈 수 있는 자리가 정말 많이 막혀 있다는 거죠. 10년 전부터 그 소리가 나오는 거예요. 우리 여성 지위를 다질 수 있는 기회를 우리들이 만들어 가야 하지 않겠느냐.

한편 여성 농업인의 71.2%는 앞으로 여성과 남성의 지위가 같아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30대, 40대, 50대 등 젊은 세대의 동의율을 평균 이상을 기록했지만 60대, 70대의 동의율은 평균 이하로 나타났습니다. 젊은 세대의 인식이 깨어있는 셈입니다.

조사결과 단순한 남녀차별로 활동에 제약이 있다고 답한 여성농업인도 10명 중 1명 꼴에 달했습니다. 
또 ‘농기계와 시설 사용의 어려움’과 ‘농사와 가사의 병행’ 등의 요소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 농업인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녀의 선천적이 차이라고 할 수 있는 ‘체력의 부족’보다 사회적 요소로 인해 차별을 당하는 여성 농업인이 더 많은 것입니다. 

먹고사는이야기 21회 - 여성 농업인 81.1% “여성 지위, 남성보다 낮다”/사진=소비자TV

한편 농식품부는 남존여비가 여전한 농촌의 현실을 개선하고 여성농업인의 정책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여성농업인 전담팀’ 신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여성농업인 전담팀은 올해 상반기내에 구성할 예정입니다.

전화INT. 이연숙 과장 / 농식품부 농촌복지여성과
신설 예정인 여성농업인 전담팀에서는 여성농업인의 지위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양성이 평등한 농업·농촌을 구현하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고요. 또한 여성농업인이 전문경영인으로 농업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경영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여성농업인의 역량을 강화시키고, 취·창업 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가 여성에 대한 차별을 없애고 양성평등으로 나아가는 중입니다. 우리나라의 농촌 역시 이 같은 세계적인 흐름에 뒤쳐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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