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트렌드코리아 2018 발표

 
2018년 소비트렌드 키워드로 ▲웩더독 ▲워라밸 ▲작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 ▲나만의 케렌시아 ▲대안관계 ▲매력자본 ▲플라시보 ▲언택트 ▲만물의 서비스화 ▲미닝아웃 ▲소비를 통한 자존감 회복 등이 꼽혔다.
 
[한국농어촌방송=신새아 기자]해마다 다음 해의 소비트렌드 전망을 통해 대한민국 사회의 방향타를 제시한 ‘트렌드 코리아’가 올해로 딱 10주년을 맞이했다. 출판사 미래의창이 펴낸 '트렌드 코리아 2018'은 김 교수가 이끌고 있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매년 국내 소비시장을 분석해 내놓는 책이다.
 
2018년 키워드 ‘웩더독(WAG THE DOGS)’
 
김난도 교수는 2018년 황금 개의 해를 맞아 ‘웩더독(WAG THE DOGS)’을 키워드로 꼽았다.
 
김 교수는 26일 광화문 KT올레스퀘어에서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18' 출판 간담회에서 내년 키워드로 '웩더독'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말 그대로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이 거세지고 있다. 그동안 소외됐던 시급 노동자,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하청 및 협력업체의 권익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노력들이 주종을 이루는 만큼 이러한 현상을 함축적으로 담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가 뽑은 내년 트렌드는 ▲워라밸 ▲작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 ▲나만의 케렌시아 ▲대안관계 ▲매력자본 ▲플라시보 ▲언택트 ▲만물의 서비스화 ▲미닝아웃 ▲소비를 통한 자존감 회복 등이다.
 
What’s Your ‘Small but Certain Happiness’?  작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
무라카미 하루키가 한 수필집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을 이렇게 말했다.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서 먹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돌돌 말은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쓸 때의 기분, 겨울밤 부스럭 소리를 내며 이불 속으로 들어오는 고양이의 감촉.” 그렇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으며 거창하지 않다. 그런데 평범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 것은 왜 이리 어려운 걸까? 일상에서 소확행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데서 희망을 가져보자.
Added Satisfaction to Value for Money: ‘Placebo Consumption’  마음을 위로하는 플라시보 소비
“이 약을 먹으면 낫는다”는 말을 들으면 가짜 약이라고 할지라도 증상이 호전되는 효과가 있다. ‘마음의 힘’은 그만큼 효력이 크다. 소비에도 이제 이런 위약 전략이 필요하다. 가성비에 마음을 더한 ‘가심비’는 소비자에게 심리적 안정을 줌으로써 불안을 잠재우고 스트레스를 덜어준다. 소비자들의 헛헛한 마음을 채워주고 그들의 삶을 위로하는 방편으로 플라시보 소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다.
Generation ‘Work-Life-Balance’  2018년의 빅 인플루언서, ‘워라밸’ 세대
개인의 원자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타인과의 관계보다 스스로의 삶을 더 소중히 여기는 가치가 중요시되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직딩’이 출현하고 있다.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Work-and-life balance)’의 준말로 나온 지 꽤 되었지만 워라밸 세대의 주장과 실행력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다. 이들에게 칼퇴는 기본, 취직은 ‘퇴직 준비’와 동의어이며, 직장 생활은 더 소중한 취미 생활을 이어나가기 위한 방편이다. 조직 문화의 발전과 건강한 사회를 위해서는 새로운 가치관으로 무장한 이 신세대 직장인, ‘워라밸’ 세대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수다.
Technology of ‘Untact’  사람이 필요 없는 언택트 기술
무인(unmanned) 기술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접촉(contact)을 지워버리고 있다. 공항에서든 패스트푸드점에서든 이제 어디를 가나 우리를 맞이하는 것은 모니터 화면이다. 사람과의 접촉이 부담스러운 디지털 원주민들은 언택트 기술을 반기는 반면, 늘 대면 접촉을 하고 살았던 디지털 이주민들은 두려움이 앞선다. 편하고 저렴하고 빠른 언택트 기술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대세다. 하지만 여기서도 ‘사람이 그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명제를 잊지 말자.
Hide Away in Your Querencia  당신에게는 ‘나만의 케렌시아’가 있나요?
스페인어인 ‘케렌시아(Querencia)’는 나만이 알고 있는 아늑한 휴식 공간을 뜻한다. 하지만 그냥 편하게 쉬기만 하는 곳이 아니다. 원래 케렌시아는 투우장의 소가 투우사와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잠시 숨을 고르는 곳이다. 즉, 뭔가 중대한 일을 앞두고 최대한 에너지를 모으는 곳이란 뜻이다. 바쁜 일상에 지쳐가는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공간이 바로 ‘케렌시아’가 아닐까? 케렌시아는 공간 비즈니스와 수면 산업 등 현대인에게 필요한 신산업 분야의 발전을 예고한다.
Everything-as-a-Service  만물의 서비스화
아파트를 고를 때 시공사와 인테리어보다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발레파킹은 기본이고 하우스키핑과 컨시어지 서비스, 호텔급 조식까지. 자동차를 살 때도 앞으로는 자동차 제조업체가 아니라 내부 서비스가 더 고려 대상이 될 전망이다. 자동차가 그저 운송수단이 아니라 달리는 ‘서비스 단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물인터넷과 클라우드 기술의 발전은 만물의 서비스화를 더욱 앞당기는 배경이다. 물건을 사면 서비스는 공짜인 시대는 지났다. 이제 서비스는 제품의 선택을 좌우하는 결정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Days of ‘Cutocracy’  매력은 어떻게 자본이 되었나
매력의 ‘매(魅)’는 ‘도깨비 매’자다. 도깨비처럼 사람을 홀리는 힘에 누군들 끌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매력은 이처럼 이성의 힘을 약화시킨다. 상품이 넘쳐나는 시대, ‘선택장애’에 걸린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이 ‘매력’이 필수다. 그냥 속수무책으로 집어 들게 만드는 라인과 카카오의 캐릭터 상품들을 생각해보라. 저항 불가. “그래, 졌다”라고 말하면서도 소비자는 행복할 뿐이다.
One’s True Colors, ‘Meaning Out’  신념의 소비, ‘미닝아웃’
소셜네트워크의 해시태그는 누구나 자기만의 생각을 세상에 소리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또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쉽게 모일 수 있게 되었다. 바야흐로 ‘슬로건의 시대’다. 무엇을 걸치고 어떤 가방을 들고 무엇을 먹느냐가 ‘나’라는 사람을 정의한다. 소비를 통해 부를 과시하던 시대는 저물었다. 이제 소비는 투표와 마찬가지로 신념의 표를 던지는 행위가 되어가고 있다.
Gig-Relationship, Alt-Family  대인관계? 대안관계!
가장 가까운 가족들마저 때로는 짐으로 다가오고, 소셜네트워크의 수많은 지인들은 얼굴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너무나 많은 관계의 압박 속에서 이제 사람들은 소수와 오랫동안 깊게 관계를 맺기보다 다수와 짧게 얕은 관계를 맺는 것을 더 선호한다. 가장 확실한 관계 맺기라고 여겨지는 결혼조차 흔들리고 있다. 이혼은 물론이고 해혼, 졸혼이 유행하고 2040년쯤이면 결혼제도 자체가 소멸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이제 관계 이후의 관계를 고민해야 할 때다.
Shouting Out Self-esteem  세상의 주변에서 나를 외치다
자세히 보라. '중심'이아니라 ‘주변’이다. 지금처럼 자존감이 낮은 시대는 일찍이 없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흙수저를 자처하고, 끊어진 계급 사다리 앞에서 절망한다. 무너진 자존감을 세워주는 자기계발서들이 서점의 베스트셀러 자리를 몽땅 차지하고 있다. 낮은 자존감은 어떻게 소비로 발현되는가? 무너진 자존감을 세워주는 기업의 전략이 더한층 필요한 때다.
 
 
가장 주목하는 트렌드, ‘워라벨’
 
이 가운데 김 교수가 가장 주목하는 트렌드는 2018년도 빅 인플루언서, ‘워라벨‘이다.
 
그는 "최근 스스로의 삶을 더 소중히 여기는 가치가 중요시되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신세대 직딩’이 출현하고 있다"며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Work-and-life balance)의 준말로 워라밸 세대에게 칼퇴는 기본이며 직장생활은 더 소중한 취미생활을 이어나가기 위한 방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집단문화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이들은 개인의 원자화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소확행과 새로운 개념의 휴식공간인 ‘나만의 케렌시아’, 기존 관계의 판을 새로 짜는 ‘대안관계’ 키워드에서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에 따른 소비가 증가하면서 예상과 달리 3% 경제성장률 달성이 기정사실화 됐다. 이에 따라 내년 소비율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소비에도 위약전략이 필요하다. 가성비에 마음을 더한 ‘가심비’가 소비자에게 심리적 안정을 줌으로써 스트레스를 덜어줄 것"이라며 "헛헛한 마음을 채워주고 소비자들의 삶을 위로하는 방법으로 ‘마음을 위로하는’ 플라시보 소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신념의 소비가 필요하다. 소비를 통해 부를 과시하던 시대는 지나갔다"며 “이제 소비는 투표와 마찬가지로 신념의 표를 던지는 행위가 되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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