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강서구 마곡나루역을 지나던 시민 이은성 씨(66)는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연결 통로에 '새싹삼'이 자라는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시민은 한국농어촌방송 기자에게 "지하철역 안에서 삼을 키울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역사 안에 남는 공간을 활용해 농작물을 키우니 신기하고 아이들에게도 좋은 교육이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마곡나루역 통로에 조성된 스마트팜 시설 / 김동진 기자 
마곡나루역 통로에 조성된 스마트팜 시설 / 김동진 기자 
스마트팜 시설에서 새싹쌈의 생육 상태를 살피는 최정원 해피팜협동조합 대표 / 김동진 기자
스마트팜 시설에서 새싹쌈의 생육 상태를 살피는 최정원 해피팜협동조합 대표 / 김동진 기자

마곡나루역에 조성된 스마트팜 시설은 농촌진흥청이 추진한 ‘2020 수직형 스마트팜 구축’ 사업의 결실입니다. 

'실내농장'으로 불리는 수직형 스마트팜은 건축물 내에서 빛과 공기, 열 등을 인공적으로 제어해 날씨나 계절변화에 영향받지 않고 농산물을 생산하는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실내농장에 적용된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의 첨단 기술이 언제나 최적의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 일정한 수확량을 달성하게 합니다. 발광다이오드(LED)가 태양광 역할을 해 실내에서도 작물을 키울 수 있습니다. 농작물이 이상기온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이유입니다. 

한반도에 기습적으로 찾아오는 이상기온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불규칙한 이상기온은 수확량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정학균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 ‘농업인의 기후변화 인식도와 적응 실태’를 조사한 결과, 기후변화가 농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농업인의 비중이 83.8%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의 6.8%보다 월등히 높았습니다. 최근에도 예상치 못한 폭우로 비닐하우스가 침수되고 모종이 물에 잠기는 등 농가 피해가 막심했습니다.

[사진출처=팜한농]
[사진출처=팜한농]

실내농장 기술은 이상기온 차단뿐 아니라 도시의 유휴공간 활용도 가능케 합니다.

농촌진흥청은 마곡나루역 수직형 스마트팜 구축 사업 이전에도 각 지자체 도시철도공사와 손잡고 '유휴시설 활용 도시형 스마트팜 시범구축 지원사업'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그 결과 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역 옛 지하상가는 ‘메트로 농장’으로 탈바꿈했습니다. 7호선 상도역과 5호선 답십리역사 내에도 스마트팜 시설이 조성됐습니다.

농촌진흥청은 광주도시철도공사와도 협력해 광주광역시 지하철 ‘금남로4가역’에 오는 10월부터 1089㎡(약 330평) 규모의 실내농장을 조성합니다. 

이천일 농촌진흥청 국장은 “이상기후와 농산물 안전성 등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커지면서 관행농장 대신 실내농장이 주목받고 있다"며 "도시민에게 실내농장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농업의 외연 확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2020년 수직형 스마트팜 구축사업에 선정된 해피팜협동조합 최정원 대표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는 요즘, 실내에서도 약용삼을 키울 수 있을 정도로 스마트팜 기술이 발달하고 있다"며, "기후나 계절에 영향받지 않고 365일 균등한 품질의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농산물 가격 안정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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