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1시 20분 경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현장에서 인부들이 기울어진 타워크레인 철거 작업에 들어갔다./[사진=전남광주 조효정기자]
20일 1시 20분 경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현장에서 인부들이 기울어진 타워크레인 철거 작업에 들어갔다./[사진=전남광주 조효정기자]

[한국농어촌방송=조효정기자]숨소리도 들리지 않는, 20일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수색현장에는 적막만이 흘렀습니다.

붕괴 현장 인근 펜스엔 구조를 기원하는 염원이 적힌 노란 리본만이 바람에 흩날릴 뿐입니다. 

최저 온도 영하 6도의 날씨지만 임시 천막 안에 있던 사람 대부분이 나와 모두가 한 곳을 바라봅니다. 하늘에서 무게 추가 내려오고, 잠시 뒤 탈것에 오른 2명의 인부가 기울어진 타워크레인을 따라 38층 높이를 올라갑니다.

현장에 있던 소방대원, 경찰, 공무원, 취재진, 봉사자, 그리고 눈물마저 말라버린 붕괴 사고 피해자 가족까지 수십 명의 시선은 침묵 속 해체 작업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광주 서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발생 열흘째인 20일 오후 사고 현장 인근에 실종자의 빠른 구조를 염원하는 리본이 걸려있다./[사진=전남광주 조효정기자]
광주 서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발생 열흘째인 20일 오후 사고 현장 인근에 실종자의 빠른 구조를 염원하는 리본이 걸려있다./[사진=전남광주 조효정기자]

"위험한 거 아니에요? 왜 사람이 해요?" 정적을 깬 기자의 질문에 현장 관계자가 "당연히 위험하죠. 현재로선 기계를 이용해 타워크레인을 철거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결국, 사람이 직접 제거하는 수밖에 없어요"라고 답합니다. 그리고 "(안전장치를 했지만) 사실상 목숨을 건 철거작업입니다"라고 강조합니다.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수색현장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은 사고 발생 10일째인 20일 오전이 돼서야 이뤄졌습니다.  

20일 1시 20분 경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현장에서 인부들이 기울어진 타워크레인 철거 작업에 들어갔다./[사진=전남광주 조효정기자]

해체 순서는 크게 세 단계로 진행됩니다. 타워크레인 조정실 뒤에서 균형을 잡아주는 무게추를 우선 해체한 뒤, 타워크레인의 붐대 해체 작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조종실을 해체하는 순으로 마무리될 전망입니다. 사고수습대책본부는 수차례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크레인 해체 작업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사고 10일째인 이날 추가로 구조된 실종자는 없습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부터 구조견 5두를 활용해 야적장과 상층부 상층부를 살폈으나 수색에는 진전이 없었습니다. 

20일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현장에서 붕괴 피해자 가족들이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을 바라보고 있다./[사진=전남광주 조효정기자]
20일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현장에서 붕괴 피해자 가족들이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을 바라보고 있다./[사진=전남광주 조효정기자]

이제 남은 하루는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을 지켜보는 일밖에 남아있지 않습니다. 안전상 해체 작업과 수색을 병행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현장에 나와 있는 광주소방본부 관계자는 "크레인 해체는 현대산업개발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시작해 내일 중으로 해체가 완료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수색과 관련해서는 "오늘은 크레인 해체에 집중하고 그 뒤에 상황을 지켜본 뒤에 수색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현재는 안전을 위해 구조대원을 철수 중입니다. 현장 최소 인원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어 수색 상황에 대해 확답하기 어렵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타워크레인 해체 진행상황에 관해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현재 진행상황과 종료 예정시각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은 차후 공식 브리핑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고 답했습니다.

20일 정리되지 못한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현장/[사진=전남 광주 조효정기자]
20일 정리되지 못한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현장/[사진=전남 광주 조효정기자]

회색 건물 붕괴현장 주변은 상가들마저 문을 닫아 더욱 삭막함을 풍깁니다.

광주 최고 번화가 중에 하나인 유스퀘어 상권이지만 경찰 및 광주광역시에서 붕괴현장 주변을 통제하면서 주변 상가들도 영업이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현재 위험 반경 내 작업자들은 모두 대피했으며, 경찰과 관계기관의 협조 하에 주민의 접근이 일체 통제된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해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을 만나서 말씀을 듣고 최대한으로 지원하려는 상황입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3시 46분쯤 해당 공사 현장 201동 건물이 38층부터 23층까지 무너져 작업자 6명이 실종됐습니다. 실종자 중 1명은 숨진 채 수습됐고, 나머지 5명의 생사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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