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전국 경상남도
[진주] '진주객사 터' 아파트 모퉁이 화단에 흉물로 방치
  • 한송학 기자
  • 승인 2019.04.19 14:57
  • 댓글 0

진주시 평안동 롯데인벤스 아파트 자리
2006년 아파트 건립 당시 다수 유적·유물 발굴
복원 주장 불구 예산확보 난색으로 기념 ‘터’ 조성

낡은 안내문·잡초 무성·곳곳에 쓰레기 나뒹굴어
보호관리·감독기관 “주기적으로 관리 한다” 해명
진주시 “문화재 아닌 유적지·장소 알리는 기능일뿐”

[한국농어촌방송/경남=한송학 기자]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임금의 패를 모셔 놓고 중앙관리나 외국 사신들이 묵었던 진주객사가 복원되지 못한 데 이어 감독기관과 보호관리 업체의 무관심 속에 '진주객사터' 등이 있는 진주시 주요 유적지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06년에는 지역의 교육, 문화, 정치권에서 나서 진주객사의 원형 복원까지 검토됐지만 현재는 관심이 시들해지면서 방치되고 있어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진주객사 터 등의 유적지가 있는 아파트 한 귀퉁이.

◆객사(客舍)란

객사는 고려~조선 시대 각 고을에 설치했던 관사를 말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서는 객사는 고려 초기부터 있었고 외국 사신이 묵었으며, 조선시대에 와서는 임금의 패를 모시고 사신의 숙소로 사용했다.

유적지의 보호관리와 감독기관의 이름이 새겨진 표지석이 가려져 있다.

국내에 현존하는 객사로는 강릉의 객사문(국보 제51호)·전주 객사(보물 제583호), 안변 객사의 가학루(1493), 고령 객사의 가야관(1493), 경주 객사의 동경관 좌우 익실(16세기말), 성천 객사 동명관의 강선루, 통영 객사, 여수 객사 등이 남아 있는데 조선시대의 목조 건축양식을 잘 나타내고 있다.

1910년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진주객사 정문인 의봉루(봉명루) 사진. 진주객사는 당시 전국 객사 중 최대 규모로 평가되고 있다. (사진 출처 = 한국사진작가협회 진주지부)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에서 진주객사는 고려 및 조선시대에 왕명으로 진주에 내려오는 벼슬아치를 묵게 하던 숙소로 조선 전기 문신 하륜의 '봉명루기'에 당대 이전에 두 번의 화재로 소실되었다고 하는 내용으로 보아 고려 말경부터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그리고 객사는 임금을 상징하는 나무패인 궐패를 모시고 중앙에서 파견된 관리나 외국의 사신들을 묵게 하던 장소이며 초하루와 보름에 궐패에 분향례를 행했다. 따라서 전국의 어느 곳보다 규모가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진주객사의 중요성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진주객사는 1910년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에서 실제 존재가 확인되는데 봉명루와 부속 건물 등이 있어 현존하는 다른 지역의 객사보다 큰 규모로 평가되고 있다.

적심석의 형태를 관찰해 볼 수 있는 구조물로 올라가는 계단은 망가져 있다.

이후 진주객사는 일제강점기에 일제가 우리 문화 말살정책을 펴면서 진주객사를 헐고 대신 벽돌로 지은 진주재판소를 세웠다. 재판소는 해방 후에 진주법원으로 사용되다가 진주문화방송이 사용하다가 이전하면서 2006년 진주 롯데인벤스 아파트가 건립되면서 현재의 모습으로 남게 됐다.

◆2006년 진주객사 복원 추진

2006년 현재의 롯데인벤스 아파트가 건립되면서 지역에서는 '진주객사'를 복원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진주시가 비용 등의 문제로 복원을 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현재의 진주객사터로 흔적만 남아 있다.

2006년 당시 진주객사 터에서는 발굴을 담당했던 동서문화재연구원이 적심석 27기와 기단, 수혈 6기, 배수로 등 다수의 유적과 유물을 발견했다.

이를 근거로 지역의 교육, 문화계에서는 진주객사를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들끓었다. 이들의 주장은 진주객사는 유서 깊은 건축물로 전국 최대 규모의 객사이며, 천년고도 문화예술의 도시인 진주의 정체성을 위해서 당연히 복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원형 복원을 해야 한다는 주장과 원형 복원보다는 아파트 단지 조경 구역 내 원형에 충실하게 복원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당시 진주시의회 본회의에서도 진주객사의 복원에 대해 논의됐지만, 복원 사업비와 객사 복원비 등 160억원의 재원을 진주시가 충당하기에는 어렵다는 입장으로 객사 복원은 무산됐다.

◆방치되고 있는 문화재 '진주객사 터’

지난 17일 찾은 진주시 평안동 롯데인벤스 아파트 한쪽 귀퉁이에 초라하게 자리 잡은 진주객사터에는 3~4평 남짓한 화단에 2개의 표지판과 1개의 표지석, 건물터를 알리는 안내문이 자리 잡고 있다.

건물터를 알리는 표지석이 잡초에 가려져 있다.

2개의 표지판 중 하나는 '진주객사터'라는 이름으로 고려~조선시대 각 고을에 설치했던 관사인 객사가 있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진주 객사 건물과 함께 의봉루(봉명루), 군자정 등 총 3개의 건물이 있었다고 그림으로 설명한다.

또 다른 표지판에는 '진주 평안동 옛 건물터'라고 되어 있는데 당시 집의 규모가 상당히 큰 것으로 공공건물로 볼 수 있어 진주객사 건물로 추정된다고 안내하고 있다. 또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사용된 기와가 발견되면서 건물터의 중요성을 짐작해 볼 수 있다.

표지석에는 진주 평안동 옛 건물터라고 설명하면서 아파트 건립의 경과와 발굴 과정, 조사결과, 이전과 복원의 상황을 설명한다. 표지석 뒷면에는 문화재를 손상, 절취, 은닉, 방치할 경우 문화재 보호법에 의거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리고 감독기관은 진주시청, 보호관리는 롯데인벤스 관리사무소와 당시 아파트를 건립한 아이비개발(주)이다.

그리고 '평안동 옛 건물터 적심석'이라는 안내문을 붙여놓은 직사각형(가로1.5m x 세로1.5m x 높이1.5m 정도) 형태의 석재 구조물에는 적심석의 용도와 기능 단면도를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화단에는 잡초들이 무성하게 자라나 있어 관리가 되지 않은 흔적들을 증명해 주고 있다. 군데군데 담배꽁초 등의 쓰레기가 나뒹굴고 표지석은 무성하게 자라난 잡초들로 절반 이상이 가려져 있다. 표지석 뒷면은 오랫동안 관리가 되지 않은 흔적으로 거미줄과 모래 등이 어지럽게 놓여 있다. 감독기관과 보호관리의 주체를 감추기라도 하려는 듯 대리석으로 가려놓기도 했다.

나무 재질의 '진주객사터' 표지판은 오랫동안 관리가 되지 않아 나무 칠이 벗겨져 있고 '진주 평안동 옛 건물터' 표지판도 보기 흉할 만큼의 군데군데 훼손되어 있다. '평안동 옛 건물터 적심석' 표지판은 훼손이 심각해 글자를 식별하기 힘들 정도로 방치되어 있다.

석재 구조물에 올라갈 수 있게 설치한 나무 계단은 층층이 부서지고 위태롭게 매달려 있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계단을 오를 시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오랫동안 관리가 되지 않은 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

◆아파트 측 '4월 중 보수 할 것'…시는 "문화재 아닌 유적이다“

진주객사터 등의 문화재가 부지의 관리 부실에 대해 보호관리 기관인 아파트관리사무소에서는 주기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독기관인 진주시에서는 문화재가 아닌 유적으로 과거의 진주객사 터가 있었다는 알리기 위한 의미를 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은 "잡초는 주기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4월 중에 나무 계단을 수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진주시 관계자는 "문화재 돌봄재단과 함께 분기별로 유적에 대한 확인을 한다. 최근에는 1개월 전에 정비를 했다. 문화재가 아닌 유적지이기 때문에 일지 등을 작성해 관리는 하지 않고 옛날의 행정기관에 대해 표시물로 의미를 두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송학 기자  hannews119@naver.com

<저작권자 © 한국농어촌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송학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