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자연방한의원 조성훈 원장. 
 평택 자연방한의원 조성훈 원장. 

단맛은 매혹적입니다. 혀의 미뢰에 당분의 분자가 접촉하는 순간부터 아니, 단 것이 내뿜는 냄새가 코끝을 스치는 순간 우리는 단맛의 유혹에 빠집니다. 15세기 말 신대륙에서 발견된 사탕수수 설탕이 구대륙으로 퍼지면서 사람들은 설탕의 단맛에 중독됐습니다.  

그 이전까지 단맛은 매혹적이기는 하지만 비싼 맛이었습니다. 귀한 쌀을 엿기름으로 삭혀 엿을 만들거나 누룩으로 발효시켜 술을 빚어야 단맛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꿀이나 과일도 단맛을 가지고 있었지만 귀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요즘에는 단맛을 내는 물질이 매우 다양하고 저렴합니다. 설탕보다도 저렴하고 강한 인공 감미료가 수도 없이 많습니다. 하지만 단맛 중독은 당뇨병, 비만 등의 성인병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양파는 열을 가해 조리하면 강한 단맛을 내는 식재료입니다. 특히 양파가 가지고 있는 감칠맛과 향은 요리의 풍미를 높여줍니다. 게다가 양파의 단맛은 혈당을 높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양파의 유효성분이 혈당조절기능을 향상해 주고, 고지혈증을 개선시켜 줍니다. 심지어 비만치료에 효과가 있습니다. 양파의 단맛은 건강한 단맛입니다. 

양파가 건강에 좋기는 하지만 가정에서 감미료 사용하려면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양파의 단맛은 열을 오래 가해야 깊어지는데 그 과정이 번거롭습니다. 그리고 충분한 단맛을 내기 위해서는 많은 양이 필요해서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갑니다.

5월은 양파를 수확하는 달입니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는 5월부터 장마가 시작하기 전까지 양파를 수확해서 저장했다가 1년 동안 소비합니다. 그래서 5월에 양파가 출하될 때는 저장에 적합하지 않거나 모양이 예쁘지 않은 양파가 싸게 팔립니다. 

이때 양파를 사서 설탕에 절여서 양파 엑기스(진액)를 만들어 두고 감미료로 사용하면 건강과 편리함에 가성비까지 잡을 수 있습니다. 

 사진제공 = 평택 자연방한의원.
 사진제공 = 평택 자연방한의원.

만드는 법은 간단합니다. 양파 10kg의 껍질을 벗기고 적당히 썰어 항아리에 넣고, 그 위에 10kg의 설탕을 부어서 100일간 숙성시킨 후 거른 엑기스를 병에 담으면 됩니다. 

더운 여름을 지나며 양파의 매운맛은 사라지고, 단맛이 깊어집니다. 물론 설탕 성분이 많이 들어 있지만 양파의 강한 단맛이 함께 있기 때문에 감미료로 사용할 때 설탕을 적게 먹는 효과가 납니다. 

멸치조림, 감자조림, 콩자반과 같은 조림 요리를 할 때 양파 엑기스를 넣으면 익숙한 양파의 향과 감칠맛이 입맛을 당길 뿐만 아니라 윤기가 흐르는 건강 요리가 완성됩니다. 

*이 칼럼은 평택 자연방한의원 조성훈 원장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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