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평택 자연방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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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더워지기 시작할 때쯤 지방 오일장에 나서면 여기저기서 마늘꾸러미를 만날 수 있습니다. 마늘을 100개씩 묶어 한 접으로 판매하는데 마늘 크기와 종류에 따라 가격 차이가 2배도 넘습니다. 

요즘에는 깐 마늘이나 다진 마늘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마늘은 제철에 사서 직접 까서 먹어야 건강에 좋다는 생각도 들고, 장에 풍성하게 놓여 있는 마늘을 보면 사고 싶은 충동이 드는 것은 아마도 어릴 적 할머니나 어머니가 장에서 마늘을 사며 하신 말씀에 대한 기억이 남아서인 것 같습니다. 

마늘을 한 접 사려고 마음을 먹고 나면 어떤 마늘을 사야 할지 고민이 시작됩니다. 보통은 알이 굵은 마늘이 좀 비싸고 작을수록 저렴한 경향이 있습니다. 또 완전히 여물어서 마른 마늘은 저장용이라고 해서 오히려 크고 실하게 보이는 장아찌용 마늘보다 비쌉니다.

일단 저장용 마늘은 저장성이 좋고 매운맛이 강해 김치와 찌개 같은 음식에 넣어 먹기가 좋습니다. 그에 비해 장아찌용 마늘은 매운맛보다는 단맛과 향이 강하고 식감이 좋아 상추쌈과 함께 생으로 먹거나 장아찌로 즐기기에 적당합니다. 

저장용 마늘 중에는 육쪽마늘이라고 해서 마늘의 크기는 작아 보이지만 까보면 쪽이 굵은 마늘이 있는데, 이 마늘이 좀 비싸기는 해도 잘 상하지 않고 까기가 좋습니다. 알이 굵기는 한데 까보면 작은 쪽이 잔뜩 있는 마늘은 까는 것이 여간 성가신 것이 아닙니다. 

 사진=평택 자연방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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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다니다 보면 논마늘 혹은 밭마늘이라는 말을 듣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논마늘은 남부지방에서 겨울에 추수가 끝난 논에 마늘을 심어 모내기 전에 거두는 마늘이고, 밭마늘은 중부지방의 밭에서 자라는 마늘인데 장단점이 있겠지만 섭취하는 데 큰 차이는 없습니다.  

마늘을 저장할 때 깐 마늘을 다져서 냉동실에 보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녹색으로 변색이 되어 놀라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마늘에 농약이 묻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기도 했는데, 알고 보니 마늘의 알리신 성분이 철분과 반응을 해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었고, 맛과 효능에 변화는 없습니다. 

김치를 담을 때 젓갈은 빼고 담아도 마늘을 빼고 담는 경우는 없습니다. 마늘을 넣어야 잡균의 번식을 막아주어 유산균의 발효가 활발히 일어날 뿐만 아니라 마늘 특유의 알싸하면서도 시원한 풍미가 김치맛의 중심을 잡아주기 때문입니다. 

마늘은 천연 항생제입니다. 마늘의 성분은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여주고 피로회복을 도와줍니다. 이 외에도 동맥경화, 고혈압, 당뇨, 알레르기 등을 개선하는 효과가 알려져 있습니다. 

마늘은 보통 하루에 2-3쪽 정도를 섭취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다만 매운 성분이 위장을 자극 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사진=평택 자연방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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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의 매운 성분을 담당하는 알리신은 열을 가할 경우 변성되어 단맛으로 변합니다. 그래서 마늘을 건강하게 섭취하기 위해서 마늘에 은근한 열을 오래 가해 흑마늘을 만들면 좋습니다. 통마늘을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뺀 후 보온으로 설정된 전기밥솥에 넣어 열흘쯤 두면 마늘의 색이 검게 변하고 단맛이 올라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흑마늘은 상온에 두어도 상하지 않고, 위장 장애 없이 섭취할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 마늘은 여름철에 부족하기 쉬운 양기를 돕고 정신을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습니다. 흑마늘이 특별히 덥고 습하다는 올여름을 건강히 보내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이 칼럼은 평택 자연방한의원 조성훈 원장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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