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마에서 현역 조합장 누르고 당선 영광

지점장 때 매실 잘 팔아서 사천 ‘김매실’로 통해
이번 임기 중 곤명조합 판매량 50~60% 늘릴 것
3선할 생각 없고 조합장 외 큰 그림 그리고 있다

김상규 조합장은 이번 곤명농협 조합장 선거에 처음 출마해서 현역 조합장을 누르고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농어촌방송/경남=황인태 대기자] 김상규 사천 곤명조합장은 이번 조합장 선거에 처음 출마해 현직을 누르고 당선됐다. 사천시에서는 이변에 속하는 지역이다. 이변을 낳은데 대해 김 조합장은 “조합원들이 변화를 원했다. 보다 투명하게 조합을 운영해 주기 바랐다”고 말했다.

김 조합장은 1980년 곤양농협에 서기로 입사를 했다. 그 이후 삼천포, 서포, 곤양, 곤명 농협 등 인근 농협에서 35년을 근무했다. 그리고는 2015년 곤명조합에서 상무로 퇴직한 다음 집에서 농사를 짓다가 이번에 출마를 하게 됐다.

김 조합장이 비교적 무난하게 당선된 데는 그가 그동안 보여준 성과물들이 기반이 됐다. 김 조합장은 실력에 있어서는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성과를 보여 왔다. 그의 실력을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있다. 2006년 곤명 동부지점에서 지점장으로 근무할 때이다. 그 당시 매실농사가 잘돼 매실 1kg에 500원을 받기도 어려운 형편이 됐다. 그래서 김 조합장은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정부의 보조를 받아서 선별기를 도입하고 포장도 다시 했다. 5kg, 10kg짜리 박스를 만들어서는 조합원이 가져온 매실을 다시 선별을 했다. 그리고는 서울 등 대도시에 보냈다. 그랬더니 팔리는 것은 물론이고 값이 kg당 5000원까지 올라가는 기적이 일어났다. 그 사건으로 인해 사천시 인근 농협에서는 김 조합장을 ‘김매실’로 불렀다. “광양에 ‘홍쌍리’가 있으면 사천에는 ‘김매실’이 있다”는 말이 유행할 정도였다.

이처럼 김 조합장은 일에 부딪히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밀어붙이는 강직한 성품이다. 한다면 한다는 게 김 조합장의 자신에 대한 평가이다. 이런 성격으로 그 누구와도 은밀한 대화를 주고받지는 못한다. 강한 성격이지만 이렇게 모든 것을 공개하고 펼쳐놓는 방식으로 일을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을 믿어준다고 했다.

이번 임기 중에 미곡처리장 규모를 확대해서 조합원들이 도정 처리를 못해 기다리는 일은 없앨 계획이다. 지금까지 도정이 안 돼 수매도 못하고 기다리는 일로 불편이 많았다는 김 조합장은 임기 중에 이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퇴비 처리시설도 70만 톤으로 늘려 조합원의 수요에 부응할 계획이다. 선별장 시설도 확충해서 사천에서 많이 생산되는 토마토, 딸기, 감, 밤 등의 판매가 늘어나도록 할 생각이다. 김 조합장 역시 타고난 세일즈맨이다. 그래서 자신의 임기 중에 조합이 운영하는 경제 사업이 50~60%이상 증대시킬 계획이다. 너무 낙관적인 목표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조합장이 할 일은 매출을 늘리는 일이다. 조합장은 영업사원이다”는 말로 대신했다.

김 조합장은 1958년 사천시 곤양면에서 태어나 곤양에서 초등학교를 나왔다. 중학교부터 사천시에 유학하여 사천중학교와 사천농고를 나왔다. 과기대에 진학하여 축산을 공부했다. 지금도 소 70~80두를 키우고 있다.

이번에 조합장을 초선이지만 재선까지만 할 생각이다. 3선은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신 김 조합장은 곤명농협을 벗어나는 더 큰 꿈을 꾸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음은 김상규 조합장과의 인터뷰이다.

▲이번이 첫 출마인가.

-그렇다. 처음 출마해 이겼다.

▲상대가 누구였나.

-현직 조합장을 포함해 쟁쟁한 인물들이었다. 저를 포함해 모두 3명의 후보가 경쟁을 했다.

▲득표율이 얼마였나.

-제 득표율은 44%였고 차점자인 현 조합장은 36%였다.

▲신인이 현직을 그 정도 표차이로 눌렀다는 것은 큰 표 차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한다. 변화를 원하는 조합원들이 많았다고 보여 진다.

▲김 조합장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일까.

-제가 생각하기에 조합을 투명하게 이끌어 가고 조합을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 것 같다.

▲그럼 역으로 지금까지 곤명 농협이 투명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는 말인가.

-그렇다는 의미는 아니고 더 투명해졌으면 하는 조합원들의 바람이 있었다고 보여 진다.

▲조합을 발전시킬 적임자란 말은 무슨 뜻인가.

-저는 곤명조합을 포함해서 이 인근의 농협에서만 35년을 근무했다. 제가 살아온 모습들을 조합원들이 잘 알고 있다. 그런 평가들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

▲구체적으로 능력을 상징할 사건이 있나.

-2006년 도인 것 같은데 그때 제가 매실을 팔아서 기록을 세운 적이 있다.

▲어떤 기록인가.

-당시 매실 생산이 많아져서 1kg에 500원 받기도 어려운 실정이었다. 제가 곤명 동부지점지장 할 때이다. 그래서 제가 도저히 이래서는 조합원들이 살 수 없다는 생각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그래서 제가 시의 보조를 받아서 매실 박스도 5kg, 10kg짜리를 만들고 선별을 해서 팔았다. 그랬더니 kg 당 5000원 하는 상품도 나왔다. 이렇게 성과가 나자 사천시청에 매실계가 생겼다. 그 이후 제 별명이 김 매실이 됐다. “광양에 홍쌍리 매실이 있으면 사천에는 김 매실이 있다.” 조합에서는 이런 말이 유행했다.

▲대단한 성과인데 특별히 마케팅에 소질이 있었나.

-그렇지는 않다. 저도 평범한 조합생활을 했을 뿐이다. 그런데 조합원들이 고통을 받는 것을 보고는 도저히 참지 못해서 일어선 것이 의외의 성과를 냈다. 그런 점들을 조합원들이 기억하고 있어서 이번 선거에서 지지를 해 준 것 같다.

▲이번 선거에서 쟁점이 됐던 것은 무엇인가.

-이제 조합은 투명성을 요구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그런 투명성을 담보할 후보가 과연 누구냐, 하는 게 중요한 이슈였다.

▲김 조합장이 투명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저는 지금까지 35년간 조합에서 직원으로 간부로 생활하면서 모든 것을 펼쳐놓는 행정을 기본으로 했다. 조금도 숨기는 것이 없었다. 그런 점들이 이번 선거에서 크게 어필한 것 같다.

▲이번 임기 중에 해야 할 현안들은 어떤 게 있나.

-마곡처리장 처리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그게 왜 중요한가.

-조합원들이 벼를 생산해 놓으면 빨리 도정을 해야 수매하는 기간이 줄어든다. 그런데 지금까지 곤명조합의 처리능력이 작아서 조합원들이 수매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었다. 이 기간 중에는 조합원들이 다른 일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미곡처리장 처리 능력을 키워서 조합원들의 대기시간을 줄여주는 것이 급선무이다. 정부 보조를 받아서 곧 해결할 것이다.

▲또 다른 현안은.

-퇴비시설을 확충하는 것이다.

▲얼마나 늘려야 하는가.

-현재 20만 톤 정도의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이를 70만 톤 규모로 늘려야 한다. 그래야 조합원들의 수요를 충당할 수 있다. 이 역시 정부보조를 받아서 임기 중에 완성할 것이다.

▲그 외 하고 싶은 일은.

-농산물 선별장을 확충하는 일이다. 현재 70억 원 규모로 건축하고 있다. 이 선별장이 완성되면 토마토, 매실, 감, 밤 등을 선별해서 판매하는 규모가 늘어날 것이다. 이제 조합원은 생산만 해 놓으면 선별해서 포장하고 판매하는 일은 조합이 하게 되는 그런 시대가 될 것이다.

▲다른 조합들의 경우 조합장이 영업맨으로 다 나섰던데.

-그건 기본이다. 이제 농협은 영업을 하지 않고는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가 됐다. 조합장은 영업부장이다. 저 역시 곤명농협의 최고 세일즈맨으로 뛰어야 한다.

▲구체적인 목표가 있는가.

-곤명농협은 딸기수출을 늘려야 한다. 그래서 수출을 위해 동남아 전역을 돌아다닐 생각이다. 그 외 쌀도 팔아야 하고 퇴비도 조합원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팔아야 한다. 제 임기 중에 적어도 50~60%의 매출신장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높은 목표를 잡고 있나.

-저는 한다면 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이 목표치는 반드시 달성돼 있을 거다. 제가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저에 대해 거는 기대가 크다.

▲그런 기대가 선거 때는 도움이 되지만 막상 당선되고 나면 부담이 되지 않나.

-전혀 그렇지 않다. 제가 업무를 잘 알고 있으니까 기대가 큰 것이다. 제 임기 중에 곤명조합이 완전히 바뀔 것이다. 제가 좀 강한 편이다. 그래서 한다면 한다. 꼭 이뤄낼 것이다.

▲보기는 그렇게 터프하게 보이지 않는다.

-아니다. 성격도 행동도 강한편이다. 그래서 둘이서 은밀한 대화 같은 것은 못한다. 그런데 약한 사람 한테는 약하다. 강한사람한테는 더 강하고.

▲곤명 농협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자산은 2200억 원 정도 된다. 경제사업은 420억원 정도 되고 신용사업은 예금이 1600억 원, 대출이 1400억 원 정도이다.

▲곤명 농협이 곤양농협하고 통합한 건가.

-그렇다. 2014년에 곤양농협과 통합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개인적인 얘기를 해 보자. 언제 어디서 태어났나.

-1958년 개띠이다. 곤양에서 태어났다.

▲학교는 어디를 나왔나.

-곤양에 있는 동명초등학교를 졸업했다. 그리고 사천중학교와 사천농고, 과기대 동물소재공학과를 졸업했다.

▲학교를 졸업한 것을 보면 축산과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

-졸업하고 소를 키웠다. 지금도 70~80두를 키우고 있다.

▲그럼 축협으로 가야하는 것 아닌가.

-아니다. 직장을 농협에서 다녔다.

▲언제 입사를 했나.

-80년 공채를 통해 곤양농협에 서기로 들어왔다.

▲그 이후 쭉 농협에 있었나.

-그렇다. 삼천포, 서포, 곤양, 곤명 농협을 두루 다녔다.

▲퇴직은 언제 했나.

-2015년 상무로 곤명 농협에서 퇴직했다.

▲퇴직 이후에는 뭐했나.

-집에서 농사를 지었다. 농사짓다가 이번에 조합장 선거에 출마한 것이다.

▲출마한 이유가 있나.

-곤명 조합을 발전시켜야 겠다, 는 생각이 있어서 그랬지만 더 큰 꿈이 있다.

▲더 큰 꿈이 무엇인가.

-지금 공개할 수는 없지만 조합장을 마치면 더 큰 일을 생각하고 있다. 농협중앙회에서 발행하는 농민신문사 명예기자 등을 하면서 중앙회의 일에도 관심이 많았다.

▲친구들은 어떤 사람들이 있나.

-사천산림조합장 하는 이상규 조합장이 친구이다. 그리고 중학교 동기로는 사천시 농업기술센터 소장하는 강영호 소장이 있다.

▲공보물에 보면 상을 많이 받은 것으로 나온다.

-꼭 농협이 아니라 한우협회에서도 중앙회장상을 받고 김수로 황 자손이라서 종친회 상도 받고 제가 상복은 좀 많은 편이다. 무엇을 하면 꼭 감사패를 주겠다고 한다.

▲3선에 도전할 것인가.

-그런 생각은 없다. 아까 말했듯이 저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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